네이버상위노출 12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노래하는 정태춘(오른쪽)과 박은옥. 연합뉴스 시대의 아픔을 읊조리는 깊은 목소리, 그걸 어루만지듯 튕기는 통기타 선율. 한국 포크의 대부로 불리는 가수 정태춘(71)·박은옥(68) 부부가 13년 만에 새 앨범과 공연, 전시, 출판 프로젝트로 돌아왔다. 새로 만든 10곡을 담은 정규 12집 '집중호우 사이'를 다음달 발매하고 5월부터 전국 순회공연을 연다. 노래를 지은 정태춘은 25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고, 그걸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정태춘은 1978년 자작곡 '시인의 마을' 등이 담긴 1집을 내며 청춘을 대변하는 목소리로 떠올랐다. 이듬해엔 박은옥이 정태춘의 곡 '회상'을 불렀다. 두 사람은 1980년 결혼 후 본격적으로 함께 음악활동을 했다. '사랑하는 이에게' '북한강에서' 등 시대에 저항하거나 혹은 그런 사람과 연대하는 노래를 불렀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산업 문명에서 소외된 인간에 대한 성찰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러나 정태춘이 절필하듯 음악을 끊어낸 시기도 있었다. 2002년 10집 이후 2012년 11집까지 10년이 걸렸고, 2019년 데뷔 40주년 땐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내 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도 "사실 거기서 끝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자극이 된 건 '밥 딜런'이었다. 그는 "전혀 노래에 관심도 없이 붓글에만 집중했는데 우연히 손녀를 데리고 간 도서관에서 밥 딜런 가사집을 봤다"며 "나도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선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하나였다"고 말했다.1980~90년대 저항의 아이콘으로 그를 기억하는 청자라면, 신곡을 듣고 '얌전해졌다'고 느낄는지도 모른다. 정태춘 본인도 "얌전한 10곡을 골랐다"고 했다. 신곡 '도리 강변에서'는 '떠나고 남는 사람들은 없단다, 다만/ 길이 여기저기로 흩어질 뿐' 등 삶을 조망한다. 정태춘은 곡의 성향을 묻는 말에 "내 관심사가 변화하고 노화하면서 전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변했다"며 "그 변화의 과정에서 충실하게 내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신곡 중 '민들레 시집'과 '폭설, 동백의 노래' 두 곡은 박은옥이 불렀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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